수성부터 토성까지 행성들은 아주 먼 옛날부터 잘 알려져 있었지만 천왕성과 해왕성은 망원경을 이용해야만 볼 수 있는 행성들이다. 천왕성과 해왕성은 목성이나 토성처럼 거대행성이다.
- 천왕성
천왕성은 1781년 유명한 독일계 영국인 아마추어 천문학자인 허셜이 발견하였다. 처음에 허셜은 자신이 새로 발견한 천체가 혜성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 천체가 대단히 느린 운동을 하기 때문에 토성의 궤도보다 훨씬 더 먼 거리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핀란드의 천문학자 렉셀은 허셜의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그 천체의 원궤도를 계산하였다. 그는 새로 발견된 천체가 행성이라고 주장한 최초의 사람이었다. 베를린 천문대의 보데는 천왕성이라고 부를 것을 제안했지만, 그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후에야 모든 사람들이 이의 없이 그 이름을 채택하였다.
천왕성까지의 평균거리는 19AU이며, 공전주기는 84년이다. 자전축의 경사각은 다른 행성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98도의 값을 갖는다. 이처럼 매우 예외적인 기하학적 모습 때문에 천왕성의 극지방은 수십 년 동안 태양빛을 받기도 하고 어둠 속에 묻혀 있기도 한다. 1986년에 보이저 2호가 수행한 자기 측정으로부터 천왕성의 자전주기가 17.3시간임이 확인되었지만 보이저 2호의 탐사 이전에는 천왕성의 자전주기가 불확실하였다.
망원경을 통해서 볼 때 천왕성은 녹색으로 보인다. 근적외선 영역에 존재하는 메탄의 강한 흡수선 띠 때문에 이러한 색깔이 나타난다. 이때 붉은색 빛의 일부는 흡수되고, 녹색과 청색 부분의 스펙트럼은 그대로 남게 된다. 천왕성은 우리 눈에 거의 특징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천왕성의 구름이 짙은 안개와 스모그 밑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주연감광(limb darkening) 때문에 지구에서는 천왕성의 크기를 결정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1977년 천왕성에 의한 별의 엄폐 현상이 일어나는 동안 천왕성의 크기를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또한 그 당시에 천왕성에서 고리가 발견되었다.
천왕성의 내부 구조는 그 밖의 거대행성과는 조금 다른 것으로 생각된다. 암석으로 이루어진 내핵 둘레에는 물로 구성된 층이 있으며 이 층은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진 맨틀로 둘러싸여 있다. 물과 암모니아의 혼합체와 메탄 가스는 높은 압력에서 해리되어 이온이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이들 혼합체들은 물보다도 오히려 용융상태에 있는 소금과 같은 성질을 가진다. 전기 전도도가 큰 유체층에서 발생하는 대류의 흐름 때문에 천왕성에 자기장이 생성된다. 구름 상단에서의 자기장의 세기는 지구 자기장의 세기와 비슷하다. 그러나 천왕성은 지구보다 50배 이상 된다. 천왕성의 자기장은 자전축에 약 60도 기울어져 있다. 천왕성처럼 크게 기울어진 자기장을 갖는 행성은 없다.
천왕성의 고리는 1977년에 별의 엄폐현상이 일어나는 동안 발견되었다. 이러한 엄폐현상 전후에 2차로 생긴 엄폐현상이 관측되었다. 총 13개의 고리가 알려졌으며 그 중 9개는 엄폐현상으로부터 발견되었다. 가장 안쪽에 있는 고리는 폭이 넓은 상태로 퍼져 있으며 다른 고리들은 검고 매우 좁아서 고작 수백 미터 또는 수 킬로미터의 폭을 갖는다. 보이저 2호의 관측결과에 의하면 천왕성의 고리에는 목성과 토성의 고리와는 달리 먼지의 양이 극히 적다는 것이 밝혀졌다. 천왕성의 고리를 이루는 입자의 크기는 1m 이상이며, 이들 입자는 태양계에서 알려진 어떤 물질보다 검다. 이와 같이 검게 보이는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다.
2006년 기준으로 천왕성 둘레에는 모두 27개의 위성이 공전을 하고 있는데 그 중 10개는 보이저 2호에 의해 발견되었다. 일부 위성의 지질학적 역사 중에는 풀기 어려운 것들이 많으며, 과거에 활발한 활동이 있었다고 생각되는 많은 특성들이 발견되고 있다.
천왕성의 큰 위성들 중에 가장 안쪽에 있는 미란다는 현재까지 발견된 위성들 중 가장 특이한 특징을 갖고 있다. 미란다는 매우 특이한 V형 암층을 비롯하여 다른 곳에서도 발견되는 여러 종류의 지층을 한꺼번에 갖고 있다. 미란다가 현재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위성 자체를 부숴버리는 거대한 충돌의 결과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즉 충돌에 의해 부서진 조각은 나중에 안쪽부터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또 다른 특이한 위성은 움브리엘이다. 이 위성은 유별나게 어두운 태양계 천체들의 부류[예를 들어, 천왕성의 고리, 이아페투스의 검은 면, 헬리혜성] 등에 속한다. 움브리엘의 검은 표면은 구덩이로 덮여 있으며 지질학적 활동의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 해왕성
천왕성의 궤도는 19세기 초에 이미 잘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알려지지 않은 섭동을 받아 천왕성이 예상궤도를 이탈하고 있었다. 이러한 섭동을 근거로 케임브리지 대학의 애덤스와 파리 대학의 르베리에는 각각 독립적으로 섭동을 일으키는 미지의 행성의 위치를 예측하였다.
1846년 베를린 천문대의 갈레는 르베리에의 예측과 불과 1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것에서 새로운 행성을 발견하였다. 이 행성이 발견됨에 따라 발견의 영광을 누구에게 주어야 하느냐에 관한 열띤 논쟁이 나타났다. 왜냐하면 애덤스의 계산 결과가 케임브리지 천문대 밖에서는 출판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쟁은 몇 년 후에 두 사람 모두에게 동일한 영예가 부여됨으로써 해결되었다. 해왕성의 발견은 실로 뉴턴의 중력에 관한 이론이 이루어 낸 위대한 개가였다고 할 수 있다.
해왕성의 장반경은 30AU이며 공전주기는 165년이다. 1989년 보이저 2호에 의해 밝혀진 해왕성 내부의 자전주기는 16시간 7분이며 구름으로 이루어진 바깥층의 자전주기는 약 17시간이다. 자전축은 공전궤도면에 대하여 29도 기울어져 있지만 자기장은 자전축에 대하여 약 50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 자기장은 천왕성처럼 기울어져 있지만 자기장의 세기는 훨씬 작다.
해왕성의 밀도는 1,660kg/m^3이고 지름은 48,600km이다. 따라서 해왕성의 밀도는 다른 거대 행성들보다 더 크다. 해왕성의 내부 구조는 매우 단순하고 규산염 암석으로 구성된 중심핵은 약 16,000km의 지름을 갖는다. 중심핵 주위에 물과 액화 메탄으로 된 층이 둘러싸고 있으며 가장 바깥 가스층인 대기에는 주로 수소, 헬륨, 그리고 메탄이 있으며 부수적인 성분으로 에탄이 있다.
구름의 구조는 천왕성의 경우보다 더 복잡하며 보이저의 탐사 결과에 의하면 목성처럼 몇몇 어두운 점들이 발견되고 있다. 바람의 속도는 최고 400m/s까지 이른다.
다른 거대 행성처럼 해왕성도 고리를 갖고 있다. 고리의 존재는 탐사선이 직접 관측하기 전에서도 예측되었지만 보이저 2호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상대적으로 밝지만 매우 좁은 폭을 가진 2개의 고리가 해왕성의 중심으로부터 53,000km와 62,0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더욱이 미세한 먼지가 있는 어두운 영역도 있다.
해왕성에는 13개의 위성이 알려져 있는데 6개는 보이저 2호에 의해 발견되었다. 이 중 가장 큰 위성인 트리톤은 지름이 2,700km이며 주로 질소로 구성된 얇은 대기를 갖고 있다. 트리톤의 반사율은 매우 높아서 입사한 빛의 70~80%를 반사한다. 표면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충돌구덩이를 많이 갖고 있지 않다. 액화 질소를 뿜어내며 활동하는 간헐온천이 존재하는데 이는 반사율이 높고 구덩이가 별로 없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트리톤의 표면 온도는 37K 정도로 낮기 때문에 질소가 눈과 같이 고체 상태로 표면을 덮고 있다. 트리톤의 표면온도는 태양계 천체의 표면온도 중 가장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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