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은 얼음, 눈, 먼지로 뭉쳐진 덩어리이며 전형적인 지름은 수십 km에 이른다. 중심핵은 얼음 덩어리와 결빙된 가스를 포함하고 있으며 암석과 먼지가 그 안에 묻혀 있다. 혜성의 중심에 암석으로 된 작은 핵이 있기도 하다.
혜성은 그 명칭을 발견자의 이름으로부터 따오는 유일한 천체이다. 이름 앞에 문자 P(주기적이라는 의미의 periodic에서 따옴)가 붙은 경우, 이는 행성의 섭동이 혜성의 궤도를 변화시켜 혜성이 태양 주위를 주기적으로 궤도운동함을 나타낸다.
혜성이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2AU 이내로 태양에 접근하면 태양의 열을 받아 얼음과 눈은 녹기 시작한다. 혜성으로부터 빠져나온 가스와 먼지는 핵 주변에 표피인 코마(coma)를 만들어 핵 둘레를 에워싼다. 복사압과 태양풍은 이온화된 가스와 먼지를 태양으로부터 멀리 밀어내어 혜성 특유의 긴 꼬리를 만든다.
혜성의 꼬리는 항상 태양에서 먼 쪽으로 향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실은 이미 16세기에 알려져 있었다. 혜성에는 두 종류의 꼬리, 즉 이온꼬리(ion tail, 가스꼬리)와 먼지꼬리(dust tail)가 있다. 이온꼬리에 있는 이온화된 가스 일부와 매우 미세한 먼지들은 태양풍에 의해서 밀려 나간다. 빛의 일부는 반사된 태양 빛이지만 이온꼬리의 밝기는 대부분 들뜬 상태의 원자들로부터 방출된 빛에 의한 것이다. 먼지꼬리는 복사압에 의하여 생긴다. 먼지꼬리에 있는 입자들의 속도는 이온꼬리에 있는 입자들의 속도보다 작기 때문에 보통 먼지꼬리가 이온꼬리보다 더 많이 휘게 된다.
위플은 1950년대에 혜성의 구조를 설명하기 위하여 '더러운 눈덩이(dirty snowball)' 이론을 도입하였다. 이 모형에 의하면 혜성의 핵은 사력과 먼지가 혼합된 얼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관측결과에 의하면 고전적인 더러운 눈덩이 모형은 그다지 정확하지 않지만, 적어도 그 표면만큼은 눈보다 더 더럽고 유기혼합물을 포함하고 있다. 관측으로부터 얼음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화합물이 혜성에서 검출되었는데, 이 화합물은 아마도 휘발성 물질의 75~80%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많이 발견되는 또 다른 혼합물에는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메탄, 암모니아, 포름알데히드 등이 있다.
가장 유명하고 그 성질이 잘 알려진 혜성은 핼리혜성(Halley's comet)이다. 공전주기는 약 76년이며 가장 최근에 근일점을 지난 때는 1986년이었다. 이 기간 동안 우주탐사선이 이 혜성을 관측하였는데, 이때 처음으로 고체로 된 핼리혜성의 몸체가 노출되었다. 핼리혜성은 13×7km 크기를 갖는 땅콩 모양의 덩어리로서, 그 표면은 매우 검은 타르 같은 유기물 또는 그와 유사한 물질로 구성된 층으로 덮여 있다. 혜성의 등급 측정에서 흔히 경험하듯이 가스와 먼지의 격렬한 폭발 때문에 정확한 밝기의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근일점 근처에서 매 초당 수 톤의 가스와 먼지가 혜성에서 분출된다.
혜성을 이루는 물질은 단단하게 뭉쳐 있지 않다. 가스와 먼지의 이탈, 큰 온도변화, 조석력 등은 혜성 전체를 부수는 원인이 된다. 1994년 목성에 충돌한 슈메이커-레비 9 혜성은 충돌하기 2년 전 목성으로부터 21,000km의 거리를 지날 때 여러 조각으로 부서진 상태였다. 슈메이커-레비 9 혜성의 충돌로부터 혜성 내부에서 밀도의 변화(또한 아마도 구성성분의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혜성은 태양의 둘레를 수천 번 이하만 공전을 하는 제한된 수명을 갖는 천체이다. 지구에서 관측하는 단주기 혜성(short-period comet)은 모두 새로운 방문객과 같으며 이들은 태양계 중심부에서는 오랫동안 생존할 수가 없다.
태양계의 중심부에 있는 혜성은 곧 파괴되기 때문에 새로운 단주기혜성의 공급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1950년에 오르트는 장주기 혜성의 원일점이 약 50,000AU의 거리에서 치대의 빈도수로 나타나고, 특정 방향에서 혜성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태양계 외곽 부분에 혜성이 탄생하는 거대한 구름이 있음을 제안하였고, 이 구름은 현재 오르트구름(Oort cloud)이라고 알려져 있다. 오르트구름의 총 질량은 지구 질량의 10배 정도로 추산된다.
1년 후에 카이퍼는 또 다른 부류의 혜성이 있음을 밝혀냈다. 공전주기 200년 이하의 많은 단주기혜성은 40도 이하의 궤도경사각을 가지며 지구와 동일한 방향으로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장주기혜성의 궤도경사각은 황도면 근처에 몰려 있지 않고 임의의 값을 갖는다. 이러한 사실로부터 카이퍼는 단주기의 혜성의 별개의 기원을 갖는 혜성의 부류이며 해왕성 궤도 너머에 있는 원반 모양의 구름에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영역은 현재 카이퍼대로 알려져 있다.
가끔 오르트구름 주위를 지나는 별들에 의한 섭동 때문에 혜성이 오르트구름에서 이탈하여 태양을 중심으로하는 궤도에 집입하게 되고, 그 후 태양계의 중심부로 이동한다. 이때 이들은 장주기혜성(long-period comet)으로 관측된다. 대략 12개 정도의 '새로운' 혜성들이 매년 발견된다. 대부분 새로운 혜성들은 망원경으로만 보이고, 10년에 수차례 정도 혜성이 밝아지는 경우 맨눈으로 볼 수 있다.
장주기혜성 중 일부는 목성과 토성의 섭동을 받아 단주기 궤도로 진입하게 되며, 반면에 일부는 태양계에서 완전히 이탈되기도 한다. 그러나 태양계 밖 성간 공간으로부터 유입된 것으로 판명된 혜성은 지금까지 없다. 또한, 혜성을 구성하는 물질에 있는 몇몇 동위원소의 상대적인 함량비가 우리 태양계에 있는 다른 천체들의 값과 동일하다.
오르트구름가 카이퍼대의 기원은 다르다. 오르트구름의 천체들은 거대행성 근처에서 생성되었으며 태양계가 형성된 직후에 중력 섭동에 의하여 태양계 외부로 탈출하였다. 해왕성 궤도 너머에 있는 작은 천체들은 이러한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태양계 부착원반 근처에 머물러 있게 된다.
2014년 유럽우주기구의 로제타(Rosetta) 탐사선은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도달한 후 혜성 주위를 공전운동하였으며, 이후에 필레(Philae) 착륙선을 혜성 표면에 착륙시켰다. 필레 착륙선은 약 20cm 두께의 먼지 층 밑에서 몇 가지 유기화합물과 단단한 얼음을 발견하였다. 혜성에서 내뿜어지는 수증기는 지구의 물과 그 특징이 달랐다. 즉 수소에 대한 중수소의 비율이 지구와 비교하여 3배 더 컸다. 이 사실은 지구에 존재하는 물의 기원이 최소한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가 같은 종류의 혜성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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