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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이야기

태양계 - 거대 행성계(2)

by buchoe81 2025. 9. 13.
  • 내부열과 냉각 속도

  행성의 형성과 구조 및 진화를 연구하기 위하여 수행되는 또 다른 관측은 내부에서 누출되는 열을 측정하는 것이다. 지구형 행성에서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은 주로 방사성 동위 원소의 붕괴로 인한 것이다. 그러나 거대 행성의 내부에서 나오는 대량의 열을 설명하는 데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예를 들면 목성은 5.014*10^17W의 열을 태양에서 흡수하고 다시 방출하며, 내부에서 추가적으로 3.35*10^17W의 열이 발생한다. 이 추가 열로 인해 태양 흑체 복사만 고려할 때의 에너지 수지와 열평형 온도가 크게 변화한다. 해왕성의 경우 방출되는 열의 절반 이상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으며 이것이 해왕성이 천왕성보다 태양에서 훨씬 더 멀리 있지만 그 유효 온도가 천왕성과 비슷한 이유를 설명해 준다.

  거대 행성의 내부 발열의 원천은 행성이 형성될 때 행성 위에 붕괴되는 가스에서 방출되는 중력 퍼텐셜 에너지이다. 이는 단지 비리얼 정리의 결과에 지나지 않으며, 켈빈-헬름홀츠 메커니즘과 동일한 것이다.

  구성 성분과 밀도 차이에 의한 약간의 차이를 무시하면 주어진 비열 용량에 대하여 행성의 열에너지 총량은 그 부피에 비례한다(즉 반지름의 세제곱에 비례). 그러나 흑체복사에 의하여 행성이 방출하는 열은 그 표면적에 비례한다(즉 반지름의 제곱에 비례). 그러므로 추가 에너지원이 없다면 냉각 속도의 시간 규모는 반지름에 따라 달라진다.

  행성의 냉각에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행성의 반지름에 비례한다. 시간을 소급해 외삽하면 거대 행성들은 초기 태양계 때에는 훨씬 더 밝았을 것이 틀림없다. 목성은 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밝았을 것이다.

  목성은 토성보다 크므로(또한 태양에 더 가까우므로), 더 오랜 기간 동안 고온 상태를 유지하였을 것이며 지금도 더 많은 에너지를 공간으로 방출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토성의 경우 초기 형성 시의 가스 붕괴는 현재 토성에서 방출하고 있는 열의 원천이 되기에는 부족한 것이다. 토성의 이와 같은 추가 에너지 문제의 해답은 그 대기 상층부에 헬륨이 상당히 결핍되어 있다는 관측 결과에서 찾을 수 있다. 토성 대기 상층부에서 헬륨은 3%에 불과하지만 목성의 경우는 약 16%, 태양은 약 20%이다. 수소보다 무거운 헬륨이 대기 중에서 서서히 아래로 떨어지면 행성의 중력 퍼텐셜 에너지가 달라지고 이에 따라 비리얼 정리에 의하여 열이 발생하게 된다. 온도가 낮은 토성에서 이 효과가 더 두드러진 것이다.

 

  • 거대 행성 내부의 모델링

  거대 행성 내부의 모델링은 항성의 경우와 매우 비슷하며 주된 차이는 구성 물질에 있다. 예를 들면 온도가 비교적 낮고 압력이 높은 거대 행성의 내부에서 수소는 지구의 기준에 의하면 매우 이상한 형태를 갖는다. 행성 내부로 깊이 들어갈수록 일반적인 형태의 분자 수소는 압축되어 분자 결합이 파괴되고 궤도 전자들이 원자 사이에 공유된다. 이는 금속의 형태와 매우 유사하다.  즉, 행성 내부에 있는 수소는 상온에서 수은과 아주 유사한 액체 금속와 같은 특성을 보인다. 수소의 이와 같은 특수한 상태식은 지구 실험실에서 기체에 충격파를 가하여 수천 K의 온도와 수백만 기압의 압력을 만들어 확인되었다. 실제로 목성과 토성의 내부는 주로 액체 금속 수소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천왕성과 해왕성에서는 압력이 수소를 액체 금속 상태로 변환시키기에는 부족하지만, 대기에 있는 얼음(메탄과 암모니아 얼음)이 압력에 의하여 이온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 대기 상층부

  거대 행성의 상층 대기에서는 여러 가지 아름다운 형태를 볼 수 있다. 즉 목성의 다양한 색깔과 움직이는 구름, 토성의 보다 옅은 색조, 천왕성과 해성의 짙은 청록색 등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거대 행성의 대기 상층부의 모습은 각 행성의 온도, 조성, 자전 및 내부 구조에 의하여 만들어진다. 관측 자료를 이론적인 모델링 결과와 함께 검토해 보면 목성의 구름은 3개 층에 걸쳐 존재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최상층의 구름은 암모니아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아래층은 아마도 암모니아 수황화물, 그리고 가장 깊은 층의 구름은 물로 구성되어 있다.

  목성과 토성의 색은 대기의 조성 성분으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아직까지 어떤 색이 어떤 분자에 의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황, 인 또는 여러 유기(탄소가 주성분인) 화합물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한다. 목성과 토성의 청색 영역은 온도가 높은 부분인 것이 확실하며 따라서 대기 깊은 부분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갈색, 백색, 적색 구름이 나타난다.

  토성의 구름은 전체적으로 볼 때 목성에 비하여 대기 심층부에 있다. 따라서 색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 천왕성과 해왕성에서는 반사율이 높은 암모니아와 황 구름이 대기 심층부에 있다. 태양 광선이 대기를 통과할 때 청색광의 파장은 대기 분자에 의하여 산란된다. 또한 대기 중의 메탄이 적색 파장을 흡수한다.

 

  • P/슈메이커-레비9 혜성의 목성 충돌

  1994년 7월 16일부터 22일 사이에 목성에 잇달아 충돌한 P/슈메이커-레비9(SL9) 혜성이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이 혜성은 오랫동안 목성의 궤도를 돌고 있었음이 분명하였지만, 발견된 것은 1993년 3월이었다. 이 혜성의 궤도를 시간을 소급해 외삽하면 P/슈메이커-레비9 혜성은 1992년 7월 8일, 목성의 로슈 한계 훨씬 안쪽을 지날 때 여러 개로 쪼개진 것으로 보인다. 천문학자들은 이 혜성의 조각들이 1994년 7월에 목성에 충돌할 것이며, 그 충돌을 통해 혜성의 성질과 목성의 대기의 구조에 대한 중요한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충돌이 있었던 일주일 동안 지구사아에서 목성을 관측 가능한 위치에 있던 거의 모든 망원경(아마추어 망원경을 포함), 허블 우주망원경, 갈릴레오, 보이저 2호 등 우주 관측 장치가 목성에 초점을 맞추고 충돌 상황을 관측하였다. 여러 학자들이 충돌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를 지구에서 관측할 수 있다고 예상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관측된 광경은 예을 훨씬 뛰어넘는 장엄한 장면이었다. 충돌은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목성 반대편에서 발생하였으나, 구름 기둥은 목성의 테두리 너머로 관측할 수 있을 정도로 높았다. 충돌에 의하여 생긴 화구는 태양의 온도보다 더 높은 7500K에 이르렀다. G조각의 충돌 데이터를 살펴보면 충돌 5초 후에 그 온도는 4000K로 낮아졌다. 데이터 분석 결과에 의하면 가장 큰 조각도 직경이 700m 이하였다.

  큰 충돌이 있었던 직후, 대기에 나타난 흔적은 지구보다 더 큰 것이었다. 흔적에서 검게 보이는 부분은 충돌 전에 대기 중에 있던 황과 질소가 주성분인 유기 분자에 의한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나타난 색깔의 일부분은 혜성의 조각에서 나온 규소를 함유하는 탄소화합물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1994년 12월까지 충돌 흔적은 목성 대기의 움직임에 의하여 갈라져서 목성 주위를 감싸는 고리 모양이 되었다가 결국 완전히 사라졌다.

 

  • 자기장

  지구 자기장의 원천은 용융 상태의 철-니켈 핵이다. 거대 행성에서는 액체 금속 수소가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적어도 목성과 토성에서는 그러하다. 행성이 빠른 속도로 자전할 경우 전기 전도성을 가진 행성 내부에 전류가 흐르게 된다. 자기장의 근원이 내부 깊은 곳에 있는 것이 확실하므로, 자기장의 회전 속도를 측정함으로써 내부 회전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1950년대에 목성에서 무선 주파수대의 복사파를 측정하여 열적 성분과 비열적 성분을 밝혀냈다. 열적 복사는 단지 행성이 방출하는 에너지(흑체 복사)의 일부분이다. 강력한 비열적 복사는 수백 미터 및 수십 미터 파장의 싱크로트론 복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은 목성에 상당한 세기의 자기장이 존재하며 그 속에 상대론적 전자가 갇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측정된 자기장의 세기는 지구의 약 19,000배였다.

  P/슈메이커-레비9 혜성이 목성 남반구에 충돌하였을 때 목성에서 관측된 다른 흥미있는 현상은 북반구에서 마치 지구의 극광과 같은 극광이 나타난 것이었다. 이것은 분명히 충돌 장소 부근에서 전하를 띤 입자가 충분한 운동에너지를 얻어서 목성의 자기력선을 따라 이동하여 충돌 45분 후에 북반구의 대기에 충돌하였음을 보여준다.

  목성 자기장의 물리적인 범위는 매우 크다. 자기장으로 둘러싸인 공간으로 정의되는 목성의 자기권은 그 지름이 3*10^10m로서 목성 지름보다 210배 더 크고 태양보다 22배 더 크다. 목성의 자전 속도가 매우 빠르므로 자기장에 구속되어 있는 전하 입자는 자기장의 적도를 다라 위치하고 있는, 전류판으로 퍼지게 된다(자기장의 축은 목성의 자전축에 대해 9.5도 기울어져 있음). 목성의 전류판에 많은 수의 전하 입자가 나타난다는 것은 태양풍에 의하여 공급되는 전하 입자 이외의 다른 입자원이 목성에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 이 문제는 보이저 우주선이 목성의 위성 이오를 처음 탐사하였을 때 해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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