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천문학 이야기

태양계 - 화성(1)

by buchoe81 2025. 9. 10.

  비록 질량은 지구의 1/10밖에 안되지만 화성은 오랫동안 우리의 상상을 자극해 왔다. 1877년 천문학자 지오반니 비르기니오 스키아파렐리는 화성 표면에서 여러 개의 검은 줄무늬를 발견하였다고 보고하고 이것을 '카날리(자연적으로 형성된 수로)'라고 불렀다. 이 말은 그 후에 잘못 이해되어 그 무늬가 광대한 인공운하망으로서 지성을 가진 문명이 죽어가는 세계에 관개수를 공급하기 위하여 건설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서 극지방의 빙관이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당시 소형망원경으로 관측에 방해가 되는 지구의 대기를 통하여 화성을 본 사람들이 운하가 실제로 있다고 생각했던 것은 크게 무리가 아니었다. 이 형태를 입증하기 위하여 퍼시벌 로웰은 애리조나주 플래그스태프 부근에 관측소를 설치하고 화성을 자세하게 관측하였다. 다른 천문학자들은 화성이 지성을 가진 생명체가 있다는 설, 그리고 운하의 존재에 다소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화성인이 있다고(또는 최소한 있었다고) 믿었으며 그에 따라 많은 공상과학 소설과 영화가 만들어졌다.

 

  • 화성 탐사

  화성은 무인 탐사선으로 여러 차례 조사되었다. 초기인 1960년대에는 마리너 호가 근접 비행을 통하여 탐사하였다. 1975년 바이킹 탐사 때는 두 개의 탐사선과 함께 착륙선을 보내어 카메라와 자체 실험 장치로 화성 표면의 화학 실험을 수행하였다. 이 착륙선들은 이동 기능이 없었으므로 조사 대상은 착륙한 지점으로 국한되었다. Mars Global Surveyor는 1997년 화성 궤도에 진입하여 초고해상도 카메라로 관측하기 시작하였다. 이 이에도 2001년 화성에 도착한 Mars Odyssey와 유럽우주기구(ESA)가 발사하여 2003년 도착한 Mars Express Orbiter도 현재 탐사 임무를 수행 중이다. 2006년에는 화성 정찰 궤도 선회 탐사선(MRO : Mars Reconnaissance Orbiter)도 임무를 시작하였다.

  1997년 Mars Pathfinder의 Sojourner Rover는 최초의 이동 가능한 착륙선으로서 그 착륙 모선인 칼 세이건 메모리얼 스테이션에서 주위의 짧은 거리를 이동할 수 있었다. 2004년 1월에는 두 대의 골프 카트 크기의 화성 탐사 로봇이 성공적으로 착륙하여 착륙 부근 지역을 광범위하게 조사하기 시작하였다. 이 탐사 로봇의 이름은 Spirit과 Opportunity이며, 원래 수개월 정도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2006년 5월까지도 화성 표면을 이동하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마스 오비터는 화성 궤도에서 이 두 탐사 로봇을 촬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궤도 탐사선과 착륙선, 그리고 유인탐사선을 화성에 보낼 계획이다.

 

  • 화성의 물 존재 증거

  지금까지 지구에서, 그리고 화성 궤도와 표면에서 많은 조사를 수행하였으나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Spirit과 Opportunity가 보내온 사진 그리고 바이킹 착륙선의 사진을 통해서 볼 수 있는 첫인상은 건조하고 먼지가 많은 행성으로 보인다. 그러나 Spirit과 Opportunity가 보내온 자료와 궤도 탐사선의 자료를 연구한 결과, 비록 지금은 건조하지만 한때는 그 표면에 물이 흘렀던 것이 분명한 매력 있는 행성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마스 오비터가 촬영한 사진을 보면 지구상에서 물에 의한 침식 특성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 수로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거대한 홍수의 흔적도 확인되고 있다. 과거에는 호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화성의 표면온도가 -140도 내지 20도이며 지표 부근의 대기압 이 매우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거에 있었던 액체 상태의 물은 영구적인 얼음층에 갇혀 있거나 또는 극지방의 빙관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실제로 현재의 낮은 대기압 때문에 지속적으로 액체의 형태로 화성 표면에 존재할 수 없다.

 

  • 화성에서 온 운석 ALH84001

  로봇 탐사선과 착륙선을 통한 화성 탐사에서는 현재 또는 과거 화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데 실패하였지만, 1984년 남극 대륙의 앨런 힐즈에서 발견된 운석에서 생명체의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논쟁이 있었다.

  ALH84001은 화성 표면에서 온 운석 중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 된 것이다. 45억년 전 화성에서 형성되어 1600만년 전에 거대한 충돌에 의하여 화성을 벗어난 것이다. 이 운석은 주로 태양계 안쪽을 떠돌다가 13,000년 전 지구에 떨어져서 남극의 빙상에 갇히게 되었다. 이 운석이 화성에서 온 것인지 여부는 화성 탐사 로봇이 분석한 화성 표면의 화학 성분 조성과 운석의 성분을 비교하여 확인하였다.

  이 운석에 고대 화성의 미생물이 화석화되어 있다는 주장은 소량의 탄산염 알갱이를 조사한 결과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 알갱이의 크기는 200마이크로미터 이하였으며 미생물의 화석으로 보이는 물체의 크기는 머리카락의 1/100 이하였다. 이 미세한 물체가 고대 미생물의 화석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한 것은 그 탄산염 속에서 유기 PAH가 생명체 내 광물질의 산화 및 황화물과 함께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 탄산염 알갱이는 암석의 갈라진 틈 속에서도 발견되었으므로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도 보여주었다.

  현재 대부분의 과학자는 ALH84001이 화성에서 온 흥미 있는 암석임은 분명하지만 고대 생물체의 화석이라는 증거는 너무 빈약하다고 믿고 있다. 논란이 된 물체는 무기화학 작용으로 형성되었거나 또는 발견되기 전에 지구상에서 13,000년 동안 있던 중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천문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양계 - 거대 행성계(1)  (0) 2025.09.12
태양계 - 화성(2)  (0) 2025.09.11
태양계 - 달  (0) 2025.09.09
태양계 - 지구  (0) 2025.09.08
태양계 - 금성  (0) 2025.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