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이 급해서 마이너스 통장 5천만 원을 먼저 썼습니다." "그런데 은행에서 주담대 한도가 안 나온다고 하네요. 계약금 날리게 생겼습니다. 어떡하죠?"
부동산 커뮤니티에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비명 섞인 사연들입니다. 내 집 마련의 꿈을 꾸며 자금 계획을 세우던 A씨는 단지 '대출 순서'를 틀렸다는 이유만으로 잔금을 치르지 못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2025년 현재, 대한민국 대출 시장을 지배하는 절대 규칙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입니다. 이 DSR 계산법의 허점과 특징을 파악하지 못하면, 내 연봉으로 받을 수 있는 대출금이 반토막 날 수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선(先) 주담대, 후(後) 신용대출'**이 왜 진리인지, 그 순서를 어겼을 때 어떤 참사가 일어나는지, 그리고 한도를 최대로 끌어모으는 영끌의 기술을 완벽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1. DSR의 함정: 왜 신용대출이 더 위험할까?
DSR은 쉽게 말해 **"네 연봉에서 빚 갚는 데 쓰는 돈이 40%를 넘지 마라"**는 규칙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갚는 기간(만기)'**입니다.
- 주택담보대출: 만기가 40년~50년입니다. 원금을 40년에 걸쳐 아주 천천히 나누어 갚으므로, 1년 치 상환액이 작게 잡힙니다. (DSR 공간을 적게 차지함)
-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실제 만기는 1년이지만, DSR 계산 시에는 '5년' 안에 다 갚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스트레스 DSR 2단계 기준, 만기 5년 산정)
[핵심 포인트] 똑같이 5,000만 원을 빌려도,
- 주담대는 "1년에 125만 원씩 갚네? 부담 없네."라고 인식하지만,
- 신용대출은 "1년에 1,000만 원씩 갚아야 하네? 부담이 크네!"라고 인식합니다.
즉, 신용대출을 먼저 받으면 내 DSR(대출 한도 그릇)을 순식간에 꽉 채워버리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주담대를 신청하니, 들어갈 자리가 없어 거절당하는 것입니다.
2. 시뮬레이션: 순서에 따른 한도 차이 (충격 주의)
백문이 불여일견, 실제 숫자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 상황: 연봉 6,000만 원 직장인 (DSR 40% 적용 시, 연간 원리금 상환 한도 2,400만 원)
- 필요 자금: 신용대출 5,000만 원 + 주담대 최대한 많이
❌ Case 1: 신용대출 먼저 받고 → 주담대 신청 (망하는 지름길)
- 신용대출 5,000만 원 실행:
- DSR 계산상 연간 상환액: 약 1,200만 원 차지.
- (5,000만 원 ÷ 5년 + 이자)
- 남은 DSR 한도:
- 2,400만 원(총 한도) - 1,200만 원(신용대출) = 1,200만 원 남음.
- 주담대 신청 (금리 4%, 40년 만기):
- 연간 1,200만 원만 갚을 수 있는 수준까지만 빌려줌.
- 결과: 주담대 한도가 약 2억 3,000만 원으로 쪼그라듦.
- 총 대출금: 5,000만 원(신용) + 2.3억(주담대) = 2.8억 원
⭕ Case 2: 주담대 먼저 받고 → 신용대출 신청 (성공 공식)
- 주담대 먼저 실행 (금리 4%, 40년 만기):
- DSR 40%를 꽉 채워서 주담대를 받음.
- 결과: 주담대 한도 약 4억 6,000만 원 승인!
- 신용대출 신청:
- 이미 주담대로 DSR 40%가 찼으므로, 원칙적으로 1금융권 신용대출은 어려울 수 있음.
- 하지만, 주담대 실행 당일이나 일부 예외 승인, 또는 2금융권 등을 통해 추가 자금 융통 시도 가능.
- (설령 신용대출이 안 나온다 해도, 이미 주담대로 4.6억을 확보함)
- 총 대출금: 4.6억 원 (Case 1보다 1.8억 원 더 받음)
💡 결론: 신용대출을 먼저 받으면 주담대가 대폭 줄어들지만, 주담대를 먼저 받으면 최소한 집값의 대부분은 확보할 수 있습니다.
3. 이미 신용대출이 있다면? (수습 전략)
"저는 이미 마통 뚫어서 쓰고 있는데요? 집 사려면 어떡하나요?"
이미 신용대출을 보유 중이라면, 주담대 한도가 안 나올 확률이 99%입니다. 이때는 '상환 조건부' 전략을 써야 합니다.
전략 ①: 일시 상환 후 재대출 (가장 깔끔)
- 가족이나 지인에게 잠시 돈을 빌리거나, 가지고 있는 현금을 탈탈 털어서 신용대출을 전액 상환합니다. (마이너스 통장은 해지해야 함)
- 은행 전산에서 대출이 사라진 것(부채 0원)을 확인합니다. (보통 1~2일 소요)
- 깨끗한 상태에서 주택담보대출을 풀(Full)로 신청해서 받습니다.
- 주담대 실행이 완료된 후(잔금 치른 후), 며칠 뒤에 다시 **신용대출(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합니다. (단, DSR이 꽉 찼다면 한도가 적게 나오거나 거절될 수 있음)
전략 ②: 상환 조건부 대출 (은행과 협의)
- 돈을 갚을 여력이 없다면, 은행에 **"주담대 나오면 그 돈으로 기존 신용대출 갚을게요"**라고 약속합니다.
- 이것을 '대환 조건' 또는 '상환 조건부' 대출이라고 합니다.
- 이 경우 은행은 기존 신용대출이 없어진다고 가정하고 주담대 한도를 계산해 줍니다. (한도 복구)
4. '동시 진행'은 가능할까? (고수의 영역)
"주담대 받는 날, 마이너스 통장도 같이 받으면 안 되나요?"
과거에는 주담대 실행일에 타행 마이너스 통장을 뚫는 '꼼수'가 통하기도 했습니다. 은행 간 전산 공유가 실시간으로 되지 않는 시차를 노린 것이죠.
하지만 2025년 현재는 매우 위험합니다.
- 금융권 전산망이 고도화되어 실시간으로 부채 변동을 감지합니다.
- 주담대 실행 전에 신용대출이 발생하면, 기승인된 주담대가 취소되거나 감액될 수 있습니다.
[안전한 타임라인]
- D-30: 신용대출/마통 전액 상환 및 해지.
- D-14: 주택담보대출 심사 및 승인 완료.
- D-Day: 잔금 납부 및 주담대 실행.
- D+3 이후: 필요하다면 신용대출 재신청 시도. (단, DSR 한도 내에서만 가능하므로 소액만 나올 가능성 높음)
5. 자주 묻는 질문 (FAQ)
Q. 전세대출도 DSR에 포함되나요? A. 현재는 전세대출 원금은 DSR에서 제외되고 이자만 포함되지만(유동적), 전세대출을 보유한 상태에서 주담대를 받으려 하면 한도에 영향을 줍니다. 주담대를 받으려면 전세대출 상환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예적금 담보대출이나 보험약관대출은요? A. 다행히 예적금 담보대출과 보험약관대출은 DSR 산정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급전이 필요하다면 신용대출 말고 이쪽을 먼저 알아보세요. DSR을 갉아먹지 않는 '착한 대출'입니다.
Q. 차 할부금은요? A. 포함됩니다. 자동차 할부금도 DSR을 잡아먹는 주범입니다. 집을 살 계획이라면 차 할부금부터 갚는 것이 순서입니다.
마치며: 순서가 곧 실력이다
대출은 단순히 '빌리는 것'이 아니라 **'설계하는 것'**입니다. 똑같은 연봉, 똑같은 신용점수를 가지고도 누군가는 5억을 빌려서 서울 아파트를 사고, 누군가는 3억밖에 못 빌려서 경기도로 밀려납니다. 그 차이는 오직 **'대출 순서'**에서 나옵니다.
기억하세요. 무조건 덩치가 큰 녀석(주택담보대출)부터 먼저 넣고, 작은 녀석(신용대출)을 나중에 채워 넣어야 합니다. 마치 항아리에 큰 돌을 먼저 넣고 자갈을 채우는 원리와 같습니다.
여러분의 내 집 마련, 순서만 잘 지켜도 절반은 성공입니다.
[함께 읽으면 자금 계획이 완벽해지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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