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거리는 매우 가깝지만, 달은 지구와는 매우 다른 세계이다. 달은 지표면에서 중력이 약하므로 대기를 유지할 수 없었다. 보호해 주는 대기가 없으므로 달 표면은 그 형성 이후 지금까지 계속 운석이 충돌하고 있다. 수많은 소규모의 충돌 외에도 달이 형성된 지 약 7억년 후 다수의 대규모 충돌이 있었다. 그 충격은 매우 강력하여 달의 얇은 지각을 뚫어서 내부의 용암이 표면으로 흘러나오게 하였다. 그 결과로 지구에서 볼 수 있는 쪽의 달 표면에는 다수의 평탄하고 대략 둥그런 바다가 형성되었다. 이와 같은 달의 바다가 분포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은 '달 사람'의 얼굴이라고 상상해 온 것이다.
- 달의 내부 구조
달의 내부 구조와 진화에 대한 연구는 주로 1959년부터 1970년대 초에 많이 이루어졌다. 아폴로 우주인들은 달에 착륙했을 때 달의 지진을 측정할 수 있는 지진계를 설치하였고, 측정된 미약한 달 지진 중 대부분 운석 충돌에 의한 울림 현상이었다. 지구의 지진 활동 분석과 마찬가지로 달의 지진을 통해서 달 내부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달 지진의 대부분은 구조판 경계에서가 아니라 고체이지만 부서지기 쉬운 암석권과 유동성이 큰 암류권 사이의 경계면에서 발생한다. 또한 암류권 아래에는 소규모의 철이 다량 포함되어 있는 핵 존재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구조는 지금도 달 내부에서 전달되어 나오고 있는 작은 양의 열을 측정한 결과와 일치하고 있다. 이 열은 암류권이 유동성을 가지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진 활동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달에는 현재 지구와 같은 판 활동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지구에서 먼 쪽에 있는 달 표면에는 바다가 하나뿐이라는 점이다. 그 이유는 지구 쪽의 달 표면에만 충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지구 쪽 표면의 지각이 얇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얇은 지각에서 발생한 충돌은 지각을 뚫고 들어가서 내부의 용이 표면으로 흘러나오게 할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된다. 지각의 물질은 달 내부의 물질보다 가벼우므로 조석력에 의하여 지구에 가까운 무거운 쪽이 영구적으로 지구를 향하게 된 것이다.
- 자기장이 없는 달
달은 지구와 달리 전반적인 자기장이 관측되지 않으며 이것은 달의 크기가 작으므로 지구보다 훨씬 더 빨리 식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진화 과정으로 달은 지질학적 활동이 없는 천체가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달의 자전 주기는 지구의 자전 주기보다 27배 더 길다. 그 결과로 내부에 발전 작용을 하는 다이나모가 없으며 내부에 용융 상태의 핵이 있다고 하더라도 매우 작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달에 전체적인 자기장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관측되는 약한 자기장이 더욱 수수께끼가 되고 있다. 달과 수성은 그 질량과 반지름이 비슷하며, 수성의 자전 속도는 달의 약 절반이다. 자기장 형성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할 점이 많다는 것이 분명하다.
- 달의 암석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미국은 6차례 유인 아폴로 우주선을 달에 보내어 달 표면에서 382kg의 암석과 표토를 가져왔으며, 소련의 무인우주선 루나는 3회에 걸쳐 0.3kg의 물질을 가져왔다. 샘플은 달의 바다와 그리고 바다 사이에 있는 고지대에서 채취한 것이다. 이 샘플들로 우리가 달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가장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바다에서 채집한 샘플의 조성 성분을 분석한 결과 화산에서 기원한 것임이 밝혀졌다. 암석의 종류는 지구의 화산암과 유사한 현무암이었다. 달의 현무암은 철과 마그네슘 함량이 높으며 급속한 냉각의 특징인 유리상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구의 현무암과는 달리 달 암석의 샘플에는 물이 없으며 내화 물질에 비하여 휘발 성분 비율이 낮았다.
- 방사능 연대 측정
달 암석 샘플의 분석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연령 측정이었다. 이 과정은 특정한 방사성 동원소의 함량을 측정하고 그 최종 안정된 붕괴생성물의 함량과 비교하는 것이다. 이 방사능 연대측정 기술에서 우리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붕괴가 그 물질이 암석 내부에 갇혀 고정된 때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가정한다.
방사능 연대측정의 결과는 달의 바다가 비교적 젊은 부분이라는 견해와 일치한다. 바다의 나이는 고지대보다 씬 더 작다. 이것은 앞서 언한 바와 같이 바다에서는 고지대에 비하여 크레이터가 적다는 관측 결과와 일치하고 있다.
이와 정반대로 지구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암석의 나이는 38억년인 반면 지구 지각의 90%는 나이가 6억년보다 작다. 판구조 활동에 의하여 끊임없이 순환되고 있으며 오래된 지각을 맨틀로 내려보내고 새로운 지각으로 대체하고 있다.
- 후기의 대충돌
달 샘플의 연대 분석 결과는 달이 형성된 지 약 7억년 후에 대충돌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 시기에 고지대의 크레이터 대부분이 만들어졌다. 대충돌 시기 동안 몇 회의 거대한 충돌로 바다가 형성되었다. 그 후 38억년 동안 운석의 충돌이 계속되었지만 그 빈도는 많이 감소하였다. 따라서 매우 평탄하며 크레이터 숫자가 비교적 적은 바다가 유지될 수 있었다.
달 암석이 보여주는 연대는 달의 진화 과정 뿐 아니라 다른 행성의 진화 과정과 태양계 전체의 형성 이론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예를 들면 대충돌 시기 이후에 대략 일정한 빈도로 운석 충돌이 계속 되었다는 사실을 통하여 금성의 표면이 대략 지난 5억년 이내에 새로 형성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시나리오는 또한 화성의 표면이 대체로 매우 오래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 달의 형성
달의 형성은 오랫동안 논쟁의 주제가 되어온 문제이다. 아폴로와 루나 우주선의 탐사가 있기 전에 여러 가지 모델이 제안되었다. 1880년 조지 다윈은 지구의 자전 속도가 지금보다 빠르던 때 지구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가서 달이 되었다는 분열 모델 또는 딸 모델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달 궤도 평면의 방향은 달이 지구에서 떨어져 나갔을 경우에 예상되는 지구적도 평면과 달리 황도에 가깝다. 그뿐만 아니라 달 암석 샘플에서 물이 전혀 검출되지 않는다는 사실과 지구 표면의 암석에 비하여 휘발성 물질이 작다는 사실도 이 가설과 대치되는 것이다.
동반 형성 모델 또는 자매 모델은 지구와 달이 함께 형성되었으며 달은 원시 지구 주위의 작은 물질 원반이 합체하여 형성된 것이라는 가설이다. 이 가설 역시 달 암석 샘플의 구성 성분이 지구와 다르다는 사실을 설명하지 못한다.
셋째, 포획 모델은 달이 태양계 성운의 다른 곳에서 형성되어 떠돌다가 지구의 중력에 포획되었다는 가설이다. 그러나 이 가설을 받아들이기에는 지구와 달의 조성 성분 차이가 너무 작다는 문제가 있다. 즉 달과 지구가 너무 유사한 것이다. 예를 들어 안정된 산소 동위원소의 비율이 달과 지구에서는 거의 동일한 반면 운석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또한 중력에 의한 포획 과정을 설명하는 동역학도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다. 지구와 비교할 때 달은 상당히 큰 편이므로 달을 포획할 수 있으려면 지구-달 시스템의 잉여 에너지를 흡수하는 크기가 비슷한 제3의 천체가 있어야 한다. 이렇게 알맞은 크기의 천체 세 개가 같은 시기에 가까운 거리 내에 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이다. 그 반면 포획 모델은 태양계에 있는 많은 작은 위성의 존재를 설명하는데 매우 타당성이 있는 가설이다. 이런 위성들의 경우에는 이미 있던 다른 위성들과 다체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잉여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게 된다. 또는 붙잡힌 위성이 행성의 대기 일부를 지나게 되는 경우 공기제동에 의하여 공전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다. 이것은 마젤란 탐사선이 금성의 대기 중에서 궤도를 조절할 때 이용한 방법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달은 이런 메커니즘 중 어느 것도 적용하기에 너무 크다.
1975년 윌리엄 K. 하트만과 돈 R. 데이비스가 네 번째 모델인 충돌 모델을 발표하였다. 그 후 많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이 가설의 타당성이 입증되었다. 이 모델은 그 이전의 세 종류의 시나리오가 가지고 있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모델은 하나의 큰 문제, 아마도 현재 화성 질량의 2배 정도 되는 큰 천체가 약 46억년 전에 지구와 충돌하였으며, 그 충돌한 천체의 대부분은 증발하고 지구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가서 지구 주위에 부서진 입자들이 원반을 이루었으며, 그 원반이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합체하여 달이 되었다는 가설이다. 충돌할 때 발생한 고열에 의하여 지구 지각에 있던 휘발성 물질의 대부분은 증발하여 부서진 입자에서는 없어졌을 것이다. 지구와 그 충돌한 천체가 충돌하기 전에 자체 중력에 의하여 무거운 물질이 내부로 분리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경과되었다면 지구와 그 충돌 천첸의 지각에는 철이 비교적 적었을 것이며 따라서 달도 철 함량이 적을 것이다.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달의 대부분은 충돌 천체의 규산염이 풍부한 맨틀로 이루어졌으며 그 천체의 철이 풍부한 핵은 지구의 일부분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 모델은 달의 평균 밀도가 지구의 압축되지 않은 맨틀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모델에서는 지구와 달에서 서로 비슷한 산소-동위원소의 비율도 충돌을 통하여 보존될 수 있다.
이 충돌 모델은 달의 형성을 설명하는 모델로서 대부분의 학자로부터 가장 타당성이 높은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비록 처음 보기에는 달의 특성을 설명하는데 매우 기발하고 특수한 설명인 것으로 보이지만, 밀도가 매우 높은 수성도 이와 유사한 시나리오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해 보라. 명왕성의 위성 카론의 형성을 설명하는 데도 대규모의 충돌을 가정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달 연구에 의하면 그 형성 과정도 매우 격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달의 구조와 진화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문제가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 또 한편, 달에 관한 연구를 통하여 지구와 태양계의 다른 천체들의 형성과 진화에 대하여 중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앞으로 달 탐사를 계속하여 태양계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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